나는 세겜사람인가? 벧엘사람인가?
세겜이 어떤 곳인가? 일단은 안전한 곳이다.
그곳 체제에 순응하고 화합한다면 별 문제없이, 생명의 위협없이 조화하면서 평생을 지낼수 있는 곳이다. 나의 신앙을 유지하면서 상대방의 신앙도 인정하면서 상호 존중하면서 서로 장사하며 교류하며 나의 자녀도 그들에게 주고 그들의 딸을 며느리로 맞아 공존공생하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세계이다. 네것이 내것이 될수 있고 내것이 네것도 되는 공동체인듯하다.
그들은 때로는 나의 제안에 응하여 자기의 가장 치명적인 것까지 결단하는 용기를 보이기도 한다. 나의 신앙을 존중하기 위해 자기의 표피를 베기까지 나를 배려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의 딸을 너무너무 사랑한 나머지 강간까지 하고 자기 종족의 수많은 여인을 배제하고 나의 딸을 선택하여 족장의 아내를 시키고자 하기도 한다.
이것은 혼합주의이다. 이러는 가운데 하나님 백성의 정체성은 물에 술이 타지듯이 잃어버리고 만다. 여호와 하나님도 세상의 많은 신들 중 한 신으로 전락된다. 그들의 신과 공존한다. 나의 신앙도 그들의 신앙과 마찬가지로 존중되어야 하는 하나의 '가치관'일뿐이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그들은 오늘날 어떠한 존재인가?
기독교도 수많은 종교 중에 하나의 종교로서 삶의 하나의 방식이며 문화인가?
이렇게 접근할 때 우리는 세상 사람들과 관계를 편하게 할수 있다. 내가 안수집사 임직받을 때, 장로임직 받을 때 세상의 친한 친구들은 그들이 기독교인이 아님에도 나를 축하해주며 꽃다발을 준다. 나도 그들이 불교에서 100일 기도를 무사히 마쳤다고 하면 축하하는 말을 한다. 서로 사이좋게 공존한다. 나는 그들의 아들에게 나의 딸을 결혼시키고 그들이 믿는 마리아를 경배하게 하기도 하고 그들이 믿는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은 때로는 함께 교회에 나와 목사님을 '거룩한'말씀을 들어주기도 한다.
세겜. 참으로 끊기 어려운 공간이다. 우리의 삶이 바로 세겜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을 떠나야만 온전한 하나님의 백성이 될수 있는가? 정령 우리는 이 세상의 가치체계를 떠나서는 살수 없는가? 세상족장,세겜족장과 타협해야만 하고 내 딸을 그들에게 주어야만 하는가? 디나가 그들의 잔치에 놀러간것이 잘못인가? 아니다. 그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면 그들과 교류를 하지 않을수도 없다.
야곱은 믿음의 결단을 했지만 신앙인으로서 삶으로의 결단을 하지 못한 것이 세겜에게의 삶이었다. 얍폭강에서 그는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이름이 바뀌는 거듭한 그리스도인이 되었지만 그의 삶은 여전히 세상에 속해 있었다. 야곱이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위해서는 세겜의 삶의 청산하고 하나님의 약속의 장소 벧엘로 '무조건'올라가는 결단이 필요했다.
아브리함이 믿음의 조상이 되기 위해서는 갈곳을 알수 없지만,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몰랐지만 하나님께서 갈대아 우르를 떠나라고 하셨을 때 무조건 순종했듯이 말이다. 그 우상의 도시, 세상의 가치관이 판치는 그곳에서는 믿음을 키울수 없고 하나님의 백성이 될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늘날 적용해보자. 이것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가?
세상에... 오늘날과 같은 과학시대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구? 처녀가 성관계도 없이 아이를 낳았다고? 동성애도 하나의 문화인데 성경에서 죄악시하는 근거가 뭐야? 객관적으로 생각해봐. 네가 믿고 있는 성경 역시도 세상의 여러 이념 중의 한 이념일 뿐이야. 그러니 내게 걍요하지마. 나도 내 가치관을 네게 강요하지 않잖아. 그래. 네가 믿는 하나님 그렇다고 해. 그러나 내게 강요하지는 마. 전도하지는 마.
대신 사이좋게 지내자. 내가 너의 가치관을 인정하는 대신 너도 나의 삶의 방식을 인정해 줘. 그래야 공평하잖아.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이 어떠한 가치관을 갖고 있든지 그들을 그대로 인정해 주자. 그들도 성인이잖아. 이게 다원화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식이잖아? 너 혼자 네 신앙을 고집하고 다른 사람을 무시한다면 너는 왕따당해. 오늘날과 같은 과학시대,문명시대에 하나님이라니..... 옛날 신화를 사실과 같이 믿는 사람은 이제 외계인이야. 네가 어떠한 생각을 갖고 살든 나는 말리지는 않아. 그러나 그것을 절대화하면 안돼.
이것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가치관이 아닌가 한다.
하나님은 혼합주의를 가장 경멸하신다. 이방인과의 결혼을 그래서 강력히 거부하신 것이다.
신앙의 순수성.
그것이 위협받을 때는 하나님께서는 강제적으로 조치하신다. 디나가 강간을 당하고, 시므온과 레위가 살인을 저지르는 상황까지 용인하셔서 결국 하나님이 택한 백성을 세상에서 다시 끄집어 내신다. 그리고 결단하게 하신다. 하나님께서 처음으로 내게 개인적으로 나타나셨던 장소, 벧엘을 떠 올리시고 그곳으로 '무조건' 떠나라고 하신다.
이 때 우리 마음 속에는 두려움으로 쌓인다. 내가 세상을 '배반'하고 오히려 세상에 위해를 가했기에(자기들의 가치관을 깡그리 무시하고 죽이기까지 한 상황임으로-디나를 겁탈한 가문의 남자를 몰살시킴) 복수하려고 내게 달려든다. 나는 앞으로도 가지 못하고 그렇다고 믿음 이전으로 돌아갈수도 없다(다시 삼촌 라반에게 돌아갈수도, 얍폭강을 다시 건너갈수도 없다).
이 때 하나님께서 친히 개입하신다. 세겜사람들에게 큰 두려움이 임하게 하셔서 야곱의 가족들을 추격하지 못하게 하신다.
이것이 선택의 섭리이다.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백성은 하나님께서 빼 내오신다. 그리고 그들 통하여 믿음의 계보를 이어가게 하시고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신다.
우리는 일반화된 세상 지식에는 왜 그리 빨리 취하는지 알수 없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소리라는 세상의 가르침에 어찌 그리 솔깃하게 들리는지 알수 없다. 그러나 반면 이 우주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운행되고 사계절의 오묘한 조화, 모든 생물들의 그 오묘한 순환, 생식. 이것은 도저히 우연히 발생할수 없는 일인것은 왜 믿지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2만여개의 부품이 들어있는 자동차에서 부품 몇개만 이샹이 있어도 차가 멈추는데 이 세상의 수많은 것들이 조물주의 역사가 없이 어떻게 운행될수 있는가? 지구가 태양 주위를 1초의 오차도 없이 운행하는 것이 어찌 우연히 될수 있을까? 인간의 수억의 세포가 조화를 이루며 생명의 활동을 하는 것 이것이 어떻게 우연히 될수 있을까?
나는 사도신경을 그대로 믿는가?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확실히 믿는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확실히 믿는가? 세상의 종말과 심판이 있는것을 확실히 믿는가?
세겜을 가치관을 떠내보내자. 그리고 내가 그동안 갖고 있었던 우상,금귀고리를 상수리나무 밑에 뭍고, 오염되었던 생각들을 깨끗히 씻고,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새옷을 입고 벧엘로 올라가자. 하나님의 소명의 인생으로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