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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3(수)-지도자는 뻔뻔할줄도 알아야 한다(노무현 3주기를 맞으며)

동완 2012. 5. 23. 11:43

오늘 노무현 전대통령 사망 3주기이다.
그는 자신의 말대로 봉화산처럼 솓았다가 사라졌다. 봉화산은 아무 산줄기도 없이 홀로 솟아있다. 그도 아무 기댈 언덕도 없이 자기 힘으로 상업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세상의 편견도 아랑곳하지 않고 홀로 고시공부하여 변호사가 되었고, 자기의 방법으로 대통령까지 되었다.
그러나 그는 외부의 충격을 스스로 흡수하고 소화하기에는 너무 naive했다. 순수했다. 지도자란 자고로 모순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을 움켜쥐고 돌파할수 있는 용기와 담력이 있어야 한다. 

지도자란 때로 개인적으로는 참회해야 하지만 공인으로서는 뻔뻔할 필요도 있다. 모든 사안이라는 것이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지도자가 어떤 사안을 선택했다면 밝은 면을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돌파해야 한다. 어두운 면에 휩쓸려서는 죽도 밥도 안된다. 개인적으로 참회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노무현이 naive했다는 것은 공인으로서 큰 대의를 자기의 개인적 감상에 압도당하여 불행한 삶을 마쳤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정치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그 누구도 그렇게 할수 없었으니라. 그는 미국에 대하여 (허세이기는 했지만) 당당했고, 정치에서 권위를 걷어냈고, 현실적으로는 한미FTA를 추진했고, 국가 안위를 위해서는 제주해군기지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통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 주었다. 그런 위대한 일을 한 대통령이 한갓 개인과 관련된 사소한 금전 비리 논란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도자는 때로는 뻔뻔한 필요도 있다. 뻔뻔함이란 다른 말로 표현하면 단호함이다. 그리고 확신이기도 하다. 지도자의 요건 중이 하나이다.
세상은 시궁창과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섞여 산다. 온갖 오물이 섞여 흘러가는 강물과도 같은데 어떻게 일급수 하천 같겠는가?  그들과 함께 하다보면 내가 오물을 뒤집어 쓰기도 하는데, 그것이 창피하다고 그 바닥을 떠난다는 것은 안된다. 학자나 성직자라면 모르되 전체를 이끌어 가야 하는 지도자로서는 그 비난까지도 감내할수 있어야 지도자이다.